인천 남동구 게실증, 밤마다 아랫배가 결려 항생제를 써도 자꾸 재발할 때 | 백록담한의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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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게실증, 밤마다 아랫배가 결려 항생제를 써도 자꾸 재발할 때

인천 남동구 게실증, 밤마다 아랫배가 결려 항생제를 써도 자꾸 재발할 때

하루 종일 앉아 일하다, 밤이 되면 배가 아파오는 분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일하시는 40대 여성분이 진료실에 오셨습니다. 최근 가족 안에 큰 스트레스 사건을 겪고 나서부터, 밤마다 배가 아파서 잠을 깬다고요. 낮에는 일에 쫓겨서 견딜 만한데, 잠자리에 누워 몸이 이완되면 아랫배 어딘가가 결리듯 아파온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소화가 안 되나 싶어서 약을 드시다가, 어느 날 밤에는 통증이 너무 심해서 응급실에 갔더니 게실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합니다. 항생제를 일주일 드시고 괜찮아진 것 같았는데, 몇 달 뒤 또 같은 자리가 아파 오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끝나는 건지,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건지” 검색하다 들어오셨습니다.

저는 이런 분들을 진료실에서 꽤 자주 뵙니다. 게실증, 게실염이라는 말을 처음 들으면 많이 당혹스러우세요. 대장에 주머니가 생겼다고, 거기에 염증이 생겼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이게 왜 생겼는지, 왜 자꾸 같은 자리에서 재발하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불안이 절반은 가라앉습니다. 오늘은 그 구조를 차근차근 풀어보겠습니다.


대장 벽에 생긴 주머니, 그 안에 염증이 들어간 상태가 무엇인가요?

게실증은 대장 벽의 일부가 바깥쪽으로 주머니처럼 튀어나온 상태를 말합니다[1]. 대장 안쪽 압력이 높아지면, 벽이 얇은 부분이 밖으로 밀려 나오는 구조입니다. 마치 타이어 튜브의 약한 부분이 바람 압력에 밀려 불룩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이 주머니 자체는 특별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우연히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 주머니 안에 오염물질이 쌓이고 세균이 번식하면서 염증이나 감염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이 상태를 게실염이라고 부릅니다[2]. 염증이 생기면 그 부위의 장벽이 붓고, 주변까지 자극이 퍼져서 복통과 발열이 나타납니다. 급성으로 오면 응급실에 가야 할 정도의 통증이 올 수도 있고, 만성으로 넘어가면 은은하게 배가 결리는 정도로 반복됩니다.

한국 성인의 약 10~15%가 게실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약 20% 증가했습니다[1]. 과거에는 60대 이상에서 주로 보이던 질환이었는데, 최근 20~40대 젊은 층 비중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서구화된 식습관, 장시간 좌식 생활,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젊은 분들도 더 이상 안전한 질환이 아닌 셈입니다.


”맹장염인 줄 알았어요” — 가장 흔한 오해

게실염으로 응급실에 가신 분들 중 상당수가 처음에 맹장염인 줄 알았다고 말씀하십니다.

특히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면 누구나 맹장염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우측 대장(상행결장)에 게실이 많아서, 우측 하복부 통증으로 오는 게실염이 맹장염과 뒤섞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4]. 최근에는 식습관 변화로 좌측 대장 게실염도 늘고 있어서, 왼쪽 아랫배가 아프면서도 게실염일 수 있습니다.

맹장염과 게실염은 복부 CT로 구분합니다[2].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응급실에서 CT를 찍는 것이 표준 진료 과정입니다. 양방 진단이 빠르고 정확한 부분은 인정해야 합니다. 다만 진단 이후의 관리, 특히 재발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가 진짜 숙제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 병을 어떻게 바라볼까요?

한의학에서는 게실증·게실염을 장옹(腸癰)의 범주에서 다루어 왔습니다. 장옹은 문자 그대로 “장에 부종이 생겨 곪는 병”을 뜻합니다. 장내에 습열과 어혈이 뭉쳐 기혈 순환이 막히고, 장이 내려보내는 통강(通降)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하는 질환으로 봅니다[5].

구체적으로 세 겹의 병리가 겹칩니다. 첫째, 기름진 음식과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장내에 습열(濕熱)이 쌓이는 것입니다. 둘째, 스트레스와 장시간 좌식 생활로 장의 운동성이 떨어지고 기혈이 정체되는 기체어혈(氣滯瘀血)입니다. 셋째, 반복되는 염증과 항생제 사용으로 장벽의 탄력과 기력이 떨어지는 비위허약(脾胃虛弱)입니다.

이 세 겹이 한 번에 들어가는 분도 있고, 한두 가지가 두드러지는 분도 있습니다. 같은 게실염이라도 어떤 층위가 무겁느냐에 따라 접근이 달라지는데, 이 부분은 뒤에서 변증을 다루면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중요한 건, 한의학은 단순히 “염증을 잡자”가 아니라 “왜 그 자리에 염증이 자꾸 생기는지, 장 안의 환경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본다는 점입니다.


무엇이 이 주머니를 만들고, 염증을 불러올까요?

게실이 생기는 직접적 원인은 대장 내부 압력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그 압력을 높이는 요인들이 겹치면서 장벽의 약한 부분이 밀려 나가고, 그 주머니에 찌꺼기가 쌓이면 염증이 시작됩니다. 이 분에게 왜 이 일이 일어났는지를 개인의 생활 맥락에서 풀어봐야 합니다.

  • 만성 변비 — 장시간 앉아 일하는 사무직은 장 운동이 줄어 변비가 동반되기 쉽습니다. 변이 오래 머물면 장 내압이 올라가고, 게실이 생길 기반을 만듭니다.
  • 섬유질 부족 식습관 — 배달 음식과 가공식품 위주 식단은 대변량을 줄이고 장 통과 시간을 늦춥니다. 섬유질이 부족하면 장벽이 약해지고 압력이 국소적으로 집중됩니다.
  • 스트레스로 인한 장경련 — 큰 스트레스를 겪으면 장의 운동 패턴이 불규칙해집니다. 장의 일부가 과도하게 수축하면 그 지점의 내압이 급격히 올라갑니다.
  • 반복적 항생제 사용 — 급성기 항생제는 염증을 끄는 데 효과적이지만, 장내 미생물 환경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3]. 유익균이 줄고 장 점막 방어력이 떨어지면 재발의 토양이 됩니다.
  • 비만·당뇨 등 동반 질환 — 비만, 당뇨,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습니다[4]. 이런 질환이 있으면 장의 염증 민감도가 올라가고 회복이 느려집니다.
  • 장시간 좌식 생활 — 하루 종일 앉아 있으면 복부의 혈액순환이 줄어들고 장 운동이 둔해집니다. 이것이 변비와 장내압 상승을 동시에 유발합니다.

이 여섯 가지가 혼자서 오지 않고 겹쳐 옵니다. 특히 40대 사무직 여성분이 큰 스트레스 사건을 겪으신 상황이라면, 스트레스→장경련→변비→내압 상승→게실 악화라는 연쇄가 한 번에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요? — 한 가지로 오지 않습니다

게실증 자체는 무증상인 경우가 많지만, 게실염으로 넘어가면 통증의 결이 다양합니다. 환자분마다 표현이 달라서, 듣는 것만으로도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윤곽이 잡힙니다.

통증의 패턴이 한 가지가 아닙니다. 어떤 분은 오른쪽 아랫배가 찌르듯 아프다고 하고, 어떤 분은 왼쪽 하복부가 묵직하게 결린다고 합니다. 또 어떤 분은 정확히 어딘지 모르겠는데 배 전체가 뭉치고 불편하다고만 하십니다. 급성으로 오면 응급실에 갈 정도의 날카로운 통증이지만, 만성으로 내려오면 은은하게 배가 결리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합니다.

시간대가 있습니다. 이분처럼 밤에 특히 심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낮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통증을 덜 느끼다가, 밤에 몸이 이완되고 부교감신경으로 전환되면서 장의 연동이 활발해지면, 좁은 게실 안에 내용물이 밀리면서 자극이 시작됩니다. 잠에서 깨서 배를 만지면 어딘가 단단하고 아프다고 합니다.

일상이 막히는 장면이 있습니다. 밤에 배가 아파서 잠을 못 자니 낮에 졸리고 일에 집중이 안 됩니다. 식사 때마다 “이걸 먹으면 또 아플까” 무서워서 소심하게 먹게 됩니다. 가족과 식사할 때도 “나만 조심해서 먹어야 하나” 심리적 위축이 옵니다. 항생제를 먹을 때는 속이 더부룩하고 설사가 나서 일상 리듬이 흐트러집니다. 한 번 재발하면 “또 응급실 가야 하나” 두려움이 앞섭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이 실제로 하시는 말

제가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표현들을 모아봤습니다. 이런 말들을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증상 묘사

  • “밤에 자다가 배 아파서 깨요. 아랫배 어딘가가 딱 결리면서.”
  • “오른쪽 배가 찌르는 것처럼 아파서 맹장인 줄 알았어요.”
  • “눌러보면 어딘가 뭉친 것 같고 아파요.”
  • “아프다가 가만히 있으면 나아지는데, 또 밤이 되면 아파요.”

일상이 막히는 말

  • “먹는 게 무서워요. 뭘 먹으면 또 아플까 봐.”
  • “항생제 먹을 때마다 속이 꼬이고 설사가 나서 일을 못해요.”
  • “밤에 깨서 잠을 못 자니까 낮에 존버하는 느낌이에요.”
  • “여행 가도 배가 아플까 봐 걱정이 앞서요.”

지쳐 가는 말

  • “이거 평생 가는 건가요? 약 먹으면 낫는데 또 생겨요.”
  • “수술 안 해도 되는 건가요? 주머니가 없어지지는 않잖아요.”
  • “나이도 안 많은데 왜 대장이 이렇게 약해졌을까요.”
  • “스트레스 받으면 배가 더 아픈 것 같아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건가요.”

이 말씀들을 듣다 보면, 환자분이 겪는 고통이 통증 그 자체보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일상의 위축에 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왜 자꾸 같은 자리에서 재발할까요?

항생제로 염증은 잡아도, 약해진 장벽과 변해버린 장내 환경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게 게실염 관리의 가장 큰 난제입니다. 급성기에 항생제를 쓰면 염증은 분명히 가라앉습니다. 하지만 항생제는 “지금 타오르는 불을 끄는” 역할을 할 뿐, 불이 탔던 자리의 환경을 바꾸지는 못합니다[3]. 약해진 장벽, 좁아진 게실, 무너진 장내 미생물 균형, 그리고 변비와 스트레스라는 근본 요인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통계적으로 퇴원 후 1년 이내 재발률이 약 20~30%에 달합니다[3]. 재발이 반복되면 만성 게실염으로 넘어가고, 드물지만 천공이나 복막염으로 진행할 수도 있어서 양방에서는 재발이 잦으면 수술을 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수술을 해야 하나”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재발 구조를 끊으려면 염증을 끄는 것과 동시에, 장 안의 환경을 바꾸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 부분에서 한의학적 접근이 의미를 가집니다.


한약은 어디를 돕는 방향일까요?

제가 게실염으로 오신 분들에게 한약을 권하는 이유는, 항생제가 끝낸 자리에서 재발의 토양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한약의 치료 방향은 세 층위로 나뉩니다. 첫째, 장에 쌓인 습열을 푸는 통부설열(通腑泄熱)입니다. 장의 막힌 곳을 뚫고 열을 내리는 방향으로, 염증의 잔여 열을 정리합니다. 둘째, 정체된 기혈을 움직이는 활혈거어(活血祛瘀)입니다. 염증 부위의 어혈을 풀어 장벽의 미세 순환을 돕는 방향입니다. 셋째, 반복된 염증과 항생제로 약해진 장벽의 기운을 보충하는 건비화습(健脾化濕)입니다. 장벽의 회복 환경을 돕고, 변비를 조절하며, 장내 습을 말리는 방향입니다.

사람마다 처방의 무게중심을 다르게 잡습니다. 같은 게실염이라도, 급성기 직후라면 잔열을 푸는 데 무게를 두고, 만성 재발기라면 장벽의 기운을 보충하는 데 무게를 둡니다. 변비가 심한 분은 장을 부드럽게 내려보내는 방향을 더하고, 스트레스로 장경련이 심한 분은 기를 풀어주는 방향을 더합니다. “같은 병이라도 잔열이 강한 분과 기혈이 바닥난 분은 무게중심이 완전히 다릅니다. 저는 먼저 그 환자분의 장이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를 봅니다.”

진통제나 항생제와의 역할 차이를 말씀드리면, 진통제는 통증 신호를 억제하고 항생제는 세균성 염증을 끄는 역할입니다. 반면 한약은 반복되는 자리를 안에서부터 정리하는 방향입니다. 염증이 가라앉은 뒤에도 장 안의 열과 어혈, 약해진 기운이 남아 있으면 그 자리에 또 염증이 오기 쉽습니다. 그 잔여물을 정리하고 장벽의 회복 환경을 돕는 것이 한약이 맡는 역할입니다. 처방명은 말씀드리지 않지만, 치법의 방향은 이렇게 구체적입니다.


검사는 정상인데 왜 계속 불편할까요?

염증 수치는 정상인데, 배는 계속 아프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항생제 치료 후 혈액 검사에서 염증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는데도, 환자분은 “여전히 배가 결린다”고 하십니다. 이것은 환자분이 예민한 게 아니라, 염증은 가라앉았지만 장의 기능적 불균형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장벽에 생긴 게실은 구조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항생제로 안의 염증은 잡았지만, 게실 주변의 미세 순환 장애, 장 운동의 불규칙성, 장내 미생물의 균형 붕괴는 수치로 바로 잡히지 않습니다[3]. 그래서 검사는 정상인데, 환자분은 실제로 불편한 것입니다. 이 격차를 “정상이니 괜찮다”로 넘기면 환자분은 계속 불안 속에 지내게 됩니다. 기능적 회복을 별도로 살펴야 합니다.


진료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제가 진료실에서 하는 일은, 환자분의 장이 지금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것입니다.

먼저 문진으로 통증의 패턴, 발생 시기, 식습관, 배변 상태, 수면의 질, 스트레스 상황을 들습니다. “밤에 아프다”는 한 문장에서도, 장의 부교감신경 전환 시점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맥진과 복진을 통해 장의 상태를 살핍니다. 맥은 장의 열과 기의 허실을 보여주고, 복진은 아픈 부위의 긴장도와 압통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게실이 우측에 있는지 좌측에 있는지, 급성기인지 만성기인지, 장벽의 긴장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를 더듬습니다.

이전에 응급실에서 받은 CT 결과나 대장내시경 소견이 있으면 함께 확인합니다. 양방 진단 결과를 부정하지 않고, 그 위에서 한의학적 관점을 더하는 것입니다. 만약 급성기에 해당하거나 위험 신호가 보이면, 즉시 양방 협진을 안내합니다. 한의학 진료는 염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시점에서 의미가 가장 큽니다.


어떤 유형으로 나뉠까요?

제가 임상에서 자주 보는 변증 유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번호로 나누지만, 실제로는 섞여 있는 경우가 많고, 어느 층위에 무게를 둘 것인지가 처방의 핵심입니다.

1. 습열 실증형 — 급성기 직후, 열이 남아 있는 분

염증 직후라서 배에 열이 느껴지고, 대변이 굳고 냄새가 강하며, 혀에 두꺼운 백태나 황태가 있습니다. 이런 분은 잔열을 먼저 풀어주는 방향으로 접근합니다. 장 안에 아직 더운 찌꺼기가 남아 있어서, 그것을 정리하지 않으면 또 염증이 오기 쉽습니다.

2. 기체어혈형 — 스트레스가 뚜렷하고, 장이 뭉치는 분

이 글의 독자분이 여기에 가깝습니다. 큰 스트레스 사건 이후로 장이 경련을 일으키듯 아프고, 배를 만지면 어딘가 단단하게 뭉쳐 있습니다. 가스가 차고 배가 팽만하며, 스트레스가 심할 때 통증이 악화됩니다. 기를 풀고 어혈을 움직이는 방향에 무게를 둡니다. 장의 운동 패턴이 불규칙해진 것이 핵심이므로, 기혈 순환을 회복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3. 비위허약형 — 반복 재발로 장벽이 약해진 분

게실염이 두세 번 재발하고, 항생제를 여러 차례 쓴 분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식사 후면 속이 더부룩하고, 배변이 불규칙하며, 기력이 떨어져 있습니다. 장벽의 회복 환경을 돕는 데에 무게를 둡니다. 기운을 보충하면서 장의 습을 말리는 방향으로, 장벽이 스스로 버틸 힘을 길러줍니다.

4. 혼합형 — 두 가지 이상이 겹친 분

실제 임상에서는 한 가지만으로 딱 떨어지는 경우가 적습니다. 습열이 남아 있으면서 기체가 동반되거나, 기체가 있으면서 장벽이 약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환자분의 상태를 단계별로 풀어가면서, 먼저 풀어야 할 것과 먼저 채워야 할 것의 순서를 정합니다.


회복은 어떤 순서로 갈까요?

한약을 시작하면서 환자분이 어떤 변화를 겪으시는지, 단계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물론 개인차가 있고, 모든 분이 같은 속도로 가지는 않습니다.

첫 번째 단계 —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줄어듭니다. 밤에 깨는 횟수가 줄고, 아파도 이전처럼 견디기 힘든 정도에서 은은한 불편함으로 변합니다. 장 안의 잔열과 어혈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게실 주변의 자극이 덜해지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 — 배변 패턴이 바뀝니다. 변비가 줄고, 배변이 좀 더 규칙적으로 이어집니다. 장의 운동성이 회복되면서 대장 내압이 분산되고, 게실 안에 내용물이 고이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환자분이 “아, 장이 움직이는 느낌이 좀 달라졌어요”라고 말씀하시는 시점입니다.

세 번째 단계 — 식사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듭니다. “이걸 먹으면 또 아플까” 걱정이 덜해지면서, 식사가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장벽의 회복 환경이 잡히고 장내 미생물 균형이 점진적으로 개선되면서, 장이 음식을 받아들이는 안정감이 생깁니다.

네 번째 단계 — 재발 간격이 벌어집니다. 몇 달 간격으로 재발하던 분이 반년, 일 년 단위로 간격이 벌어지고, 재발해도 이전보다 가볍게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장 안의 환경이 바뀌면서, 같은 자리에서 염증이 시작되는 토양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완전히 없어지는 것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재발의 패턴과 강도가 달라지는 것을 환자분 스스로 느끼십니다.


좋아지고 있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좋아지는 건 갑자기가 아니라, 이런 신호로 옵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과 함께 확인하는 변화 지표를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 밤에 배 아파서 깨는 횟수가 줄어드는지
  • 통증이 “결리는” 느낌에서 “불편한” 느낌으로 바뀌는지
  • 배변이 좀 더 규칙적으로, 힘을 덜 주고 되는지
  • 가스가 차는 정도가 줄고 배가 덜 팽만한지
  • 식사 후 속이 덜 더부룩한지
  • 재발 간격이 이전보다 벌어지고 있는지

이런 변화를 한 번에 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나씩 바뀌기 시작하면, 장이 회복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진료 때마다 이 지표를 같이 점검하면서, 환자분의 장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봅니다.


다른 병과 헷갈릴 수 있어요 — 놓치지 말아야 할 신호

게실염과 비슷한 복통을 일으키는 질환들이 있어서, 감별이 중요합니다. 특히 위험 신호가 있으면 즉시 양방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질환주요 특징주의점
맹장염우측 하복부 통증, 발열, 구토게실염과 위치가 겹침. CT로 구분 필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배변 후 호전되는 복통, 가스, 팽만게실증과 동반 가능. 기능적 원인
대장염혈변, 점액변, 지속 설사염증성 장질환 감별 필요
장폐색심한 복통, 구토, 배변·가스 중단응급 상황. 즉시 응급실
위·십이지장 궤양명치 통증, 공복시 악화, 속쓰림식사와 관련된 통증 패턴

위험 신호로 다음이 있으면 즉시 응급실에 가셔야 합니다. 갑작스러운 극심한 복통, 혈변, 고열과 오한, 배를 만지면 전체가 딱딱하게 굳는 느낌, 배변과 가스가 아예 안 나오는 상태. 이런 증상은 천공이나 복막염, 장폐색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의학 진료 범위가 아닙니다. 반드시 양방 응급 진료를 먼저 받으셔야 합니다[2].


관련 질환

게실증·게실염과 관련하여 함께 고려해 볼 수 있는 질환들입니다.

  • **소장 세균 과증식 **(SIBO) —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소장에 세균이 과도하게 번식하여 복부 팽만, 가스, 불규칙 배변이 나타납니다. 항생제 반복 사용 후 동반될 수 있습니다.
  • 위마비증 — 위장의 운동성이 떨어져 식사 후 팽만과 오심이 지속됩니다. 장 운동 전반의 저하와 연관됩니다.
  • 식도 이완불능증 — 식도 하부 괄약근이 이완되지 않아 삼킴 곤란과 흉통이 나타납니다. 소화기 운동 장애의 한 형태입니다.
  • **지방간 **(NAFLD) — 대사 증후군과 연관되어, 게실증과 위험 요인이 겹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음식 불내증 — 특정 음식에 대한 장의 반응성 과민으로, 복통과 팽만을 유발합니다. 식습관 관리와 밀접합니다.

참고문헌

[1] 한국 성인의 약 10~15%가 게실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환자 수가 약 20% 증가했습니다. 과거 60대 이상에서 주로 보이던 질환이 최근 20~40대 젊은 층에서 급증 추세입니다. (대한소화기학회)
[2] 게실증은 대장 벽이 주머니처럼 튀어나온 상태이고, 게실염은 그 주머니 내부에 염증·감염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복부 CT가 진단의 표준입니다. (Mayo Clinic)
[3] 항생제는 급성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나 약해진 장벽 자체를 강화하지는 못합니다. 퇴원 후 1년 이내 재발률은 약 20~30%이며, 반복적 항생제 사용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파괴할 수 있습니다. (NIH MedlinePlus)
[4] 비만, 당뇨, 만성 변비,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높은 상관관관이 있습니다. 한국인은 전통적으로 우측 대장 게실이 다발하며, 최근 식습관 변화로 좌측 게실염도 증가 추세입니다. (American Gastroenterological Association)
[5] 동의보감 · 한의학 고전 — 장옹(腸癰)의 병기: 장내 습열(濕熱)과 어혈(瘀血)이 뭉쳐 기혈 순환이 막히고 통강(通降)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발생. 通則不痛 不通則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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